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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칼럼 [Column]

‘아랍의 봄’ 뚫고 되살아나는 지하드

무슬림 사랑 2012-11-16 (금) 13:41 5년전 1627

리비아·이집트 등 ‘아랍의 봄’으로 독재 정권이 약해진 나라에서 이슬람 지하드 조직이 되살아나고 있다. 반정부 단체가 지하드 조직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아랍 민주화를 지원하는 미국의 처지가 곤란해졌다.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라디아 아부 파티마(29)는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 국적을 가진 이집트계 이민 3세이다. 그녀는 런던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금융업계에서 일하던 잘나가는 금융 컨설턴트였다. 대학 시절, 빼어난 외모로 미니스커트와 킬힐을 애용하고 매주 금요일이면 클럽에 가서 맥주를 마시고 축구 경기를 보며 남자 친구들과 어울렸다고 회상할 만큼 여느 영국 여성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랬던 그녀가 같은 직장에서 만난 역시 이집트계 이민가정 출신 남성과 26세에 결혼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의 남편은 ‘살라피스트’(52쪽 상자 기사 참조)였다. 남편에게 차츰 동화되며 그녀는 지금껏 입고 다니던 세속적인 옷차림을 버리고 니캅(눈만 내놓은 이슬람식 검은색 의상)으로 바꾸었다. 파티마는 “처음 니캅을 입고 직장에 출근한 날 동료들은 나를 마치 암환자 취급했다”라고 말했다. 살라피스트의 생활방식을 따르기 위해 그녀는 식생활도 바꿨다. 남성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결국 직장의 은근한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사직했다. 


  
ⓒAP Photo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2011년 5월7일 이슬람 급진 세력들이 기독교 교회 건물을 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


파티마가 사직했던 시기와 맞물려 이집트에선 ‘아랍의 봄’이라는 민주화 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무너졌다. 남편과 파티마는 아이들을 데리고 이집트로 갔다. 파티마는 카이로 외곽에 작은 집을 마련하고 오직 살라피스트의 아내로서 살고 있다. 남편은 살라피스트가 창당한 이집트 제2당인 알누르당에서 일한다. 파티마는 “살라피스트 아내로서의 삶을 후회하지 않으며 지금의 불편함은 나중의 천국을 위해 기꺼이 감수한다”라고 말했다. 

급진세력이 창당한 이집트 제2당  

파티마의 가족이 이집트로 온 계기는 무바라크의 몰락이다. 독재자 무바라크 통치 시절,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이나 살라피스트 같은 이슬람 세력들은 독재의 칼날을 피해 지하에 숨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그들에게 위협적인 무바라크가 사라졌고 이슬람 세력들이 사회 전반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현 대통령을 배출했고 살라피스트가 창당한 알누르당은 9개월 전 치러진 총선에서 약 23%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다. 

이슬람 급진 세력들이 이렇게 자리를 메우면서 지하드(성전)가 되살아나고 있다. 독재자가 있는 나라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벌이는 지하드 운동이 힘을 쓰지 못한다. 리비아·시리아·튀니지·이집트 등 독재자들이 장기 군림했던 국가들에서는 ‘아랍의 봄’으로 정권이 약해지자 그 틈을 타 무장 지하디스트들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예멘의 가장 대표적인 이슬람 무장단체는 예멘에 거점을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이다. 이들은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예멘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대로 사임하고 난 후 급속도로 세력을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중앙 정부의 통제는 물론 행정적 지원도 미치지 못하는 동남부에 자리를 잡고 수도와 전기를 공급하며 일종의 지역 정부 행세까지 하고 있다. 예멘에서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주민들 사이에 반미 감정이 높아지자 이를 양분 삼아 오히려 주민 지지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3년간 미국행 민간 항공기에 대한 폭탄 테러를 3차례 시도했다. 지난 5월에는 수도 사나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4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소말리아도 대표적인 알카에다 거점이다.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소말리아를 중심으로 동아프리카 일대로 퍼져 나가고 있다. 

1년6개월 넘게 내전이 계속되는 시리아의 경우, 알아사드 대통령과 맞서 싸우는 반정부 세력에도 알카에다가 결합돼 시리아 반정부군의 지하드 운동이 가장 활발하다. 알카에다와 결합한 반정부 단체 중 지하드 조직으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대표적인 단체는 ‘자브하트 알누스라’이다. 올해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들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밝히면서 이들의 존재가 드러났다. 또한 알카에다가 운영하는 온라인 포럼에 이를 공표해 시리아 반정부군이 알카에다와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감추지 않았다. ‘무자헤딘 알슈라’와 같은 지하드 조직은 시리아 북부지역에서 외국인 전사들을 끌어들여 지난 7월에는 유럽인 기자 2명을 납치하기도 했다. 

시리아에서는 이들 외에도 신생 지하드 조직이 대거 등장해 알아사드와 싸우고 있다. 이슬람 무장조직을 대부분 꿰고 있는 필자조차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지하드 조직들의 이름을 외우기 벅차다. 분명한 것은 시리아 내전이 수많은 이슬람 무장 세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민주화 바람이 불고 과거 독재자들이 몰락한 이후 등장한 이들 이슬람 지하드 조직들은 미국에게 심각한 고민을 안기고 있다. 시리아의 경우 지하디스트들이 알아사드 대통령을 반대하며 전선을 주도하자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당황하고 있다. 반군 편에 서자니 지하디스트를 돕는 꼴이 되고 독재자를 돕는 것도 말이 안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알카에다, 아랍·아프리카로 거점 이동

그래서 서방 세계와 미국은 시리아 반군에게 무기 제공을 꺼린다. 잘못하면 알아사드 퇴진 후 시리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정권을 장악할 경우 반미 지하드를 도와주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소련에 맞서는 아프간 무장 세력인 탈레반을 밀어주다 그 덕에 커버린 탈레반과 다시 싸우는 꼴이 된 뼈아픈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카다피를 몰아내고자 미국과 서방 세력이 지원했던 리비아의 반정부 세력 중에서도 이미 여러 지하드 무장 세력이 나왔다. 최근 발생한 리비아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안사르 알샤리아 여단이나 ‘리비아 방패’와 ‘라할라 알세하티’ 따위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지하드 전문 이슬람 급진 세력들이 미국과 서방이 지원했던 반정부 세력에서 파생된 것이다. 특히 안사르 알샤리아는 리비아 동부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들의 힘이 막강해져 미국 대사를 살해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었으며, 리비아 내 반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미국 처지에서는 이집트나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독재를 몰아내는 것을 지지하고 지원했는데 결과는 이슬람 지하드 세력을 도와준 셈이 되었다. 지난달 벌어진 반미 시위가 조직적이고 여러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이유는 시위대 배후에서 움직인 살라피스트를 포함한 이슬람 지하드 조직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아프간과 파키스탄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알카에다도 무게중심을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옮기고 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미국의 드론 공격이 집중되어 활동의 범위가 줄어들고 고위급 알카에다 지도자들이 많이 사살되자 민주화 혁명으로 혼란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나라로 활동무대를 옮긴 것이다. 지난달 미국 외교공관 공격이 발생하고 미국 대사가 사망한 리비아의 벵가지 또한 살라피스트들의 거점 도시이다. 

하지만 미국은 해병대와 군함을 파견했을 뿐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이집트와 리비아에서 이슬람 반정부 시위대가 미국 공관을 공격한 데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이슬람 시위대에 공감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롬니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 해도 중동 지역에 급속도로 번지는 이슬람 무장 세력과의 싸움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프간의 탈레반을 상대로 싸우던 미국 정부는 이제 중동과 북아프리카 각 나라의 유사 탈레반들과 싸워야 할 판국이다. 롬니든 오바마든 당선되면 대선보다 더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한다.

출처: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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