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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네가 뭐길래 감히 칼리프를 자처해”

무슬림사랑 2014-07-18 (금) 11:18 4년전 1152

ISIL의 ‘신정 국가’ 건설 방침에 수니파 내부에서 반발 기류


이라크 바그다드 북쪽에 위치한 한 마을에는 축구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던 소년 이브라힘 아와드 이브리힘이 있었다. 가난했고 평범했지만 축구공을 가졌을 때만은 달랐다. 상대 골대로 향하는 그 순간만큼은 남다른 광채를 발산했다. 축구만큼 주목받는 게 하나 더 있었다. 신을 향해 기도할 때도 그는 빛났다. 소년은 신에 대한 충성스러운 마음을 자라서도 계속 품었고 바그다드 대학에서 이슬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종교적 율법을 중시하는 성격이어서 성직자로도 잠깐 일했는데 어느새 미국과 싸우는 전사로 변신했고 그 최전선에 섰다. ISIL의 조직원부터 시작해 단계를 밟아 올라갔고 2010년 당시 지도자였던 아부 오마르 알바그다디가 미군의 공습으로 숨지자 조직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이슬람 국가 강요한다면 맞서 싸울 것”

소년 이브라힘은 지금 ISIL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라고 불린다. 서방에서는 ‘제2의 빈 라덴’이란 별명을 붙여줬고, 미국이 내건 현상금은 1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슬람 과격파 사이에서는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보다 조직 장악력과 카리스마 면에서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ISIL은 6월29일 상한가를 치고 있는 알 바그다디를 칼리프로 추대했고 ‘이슬람 국가’ 수립을 선언했다. 이 선언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알 바그다디가 유일신 알라의 사도인 무함마드의 대리인이 돼 스스로 이슬람 최고지도자를 칭한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ISIL이 국경이 아닌 종파를 중심으로 신정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는 것이다.

   
7월5일 동영상을 통해 처음 공개된 ISIL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 AP 연합
국가 수립을 선포하고 이틀이 지나 시리아 다이르알주르 주변 지역 대부분과 최대 도시인 알마야딘이 이들의 손에 떨어졌다. 원래는 시리아 반군인 알 누스라 전선이 머무르던 곳인데, 그들은 철수했고 그 권력의 공백을 ISIL이 메웠다. 어느덧 ISIL이 지배하는 지역은 이라크 국경 지대에서 동북부의 알레포 근처, 터키와 인접한 교차로인 알 하사카에서 시리아 중부의 홈스와 하마 주까지로 확장됐다. 면적만 따져도 레바논의 5배 이상이다. 무엇보다 시리아 최대 유전인 알오마르를 점령한 것이 컸다. 1일 생산량이 7만5000배럴인 이 유전을 얻으면서 ISIL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무장 집단이 됐다.

그런데 논쟁거리가 생겼다. 바로 이슬람 국가와 칼리프다. 이슬람 국가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시아파 조직들이 많아서다. 지금의 이라크 전황은 ISIL 혼자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시아파 말리키 정권에 대항한 수니파 부족과 집단들은 ISIL의 당돌한 선언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정부 타도에는 뜻을 같이해도 이슬람 국가와 칼리프 체제 수립에는 반대한다는 이야기다.

말리키의 만행에 항거하기 위해 모인 무장 세력은 많다. 모술을 포함해 이라크 북부 도시에서 일어난 무장 세력 봉기에는 80여 개에 달하는 수니파 부족 단체로 구성된 ‘이라크 부족 군사평의회’ 등 반(反)말리키 세력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을 결집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쪽이 사담 후세인의 잔당인 구(舊)바트당 출신들이다. 이들은 이슬람 국가 건립에 드러내놓고 반대한다. 바트당 잔당 세력이자 수니파 무장단체인 ‘나크샤반디’의 한 지휘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슬람 국가의 극단주의와 다르다. 이슬람 국가에 함께할 뜻이 없다. 만약 이슬람 국가가 우리 지역에 자신들의 요구를 따르도록 한다면, 그에 맞서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ISIL의 업적이 너무 과대평가됐다는 불만도 있다. 그 이유로는 서방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대외명분을 위해 ISIL을 주적으로 지목했고, ISIL의 인터넷 대외 선전이 능숙해서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ISIL은 군사적으로 일부 세력에 불과한데 이들을 무장 세력의 우두머리로 보는 것에 거부 반응이 없지 않은 셈이다.

이라크 외부에서도 ISIL의 방향에 동의하지 못하는 수니파가 대다수다. 권위 있는 인사와 집단들이 반대의 선두에 섰다. 이슬람 수니파 사이에서 영향력이 큰 율법학자 유수프 알 카라다위는 “이슬람 율법을 해석하면 잔학무도한 행위와 과격한 사상으로 알려진 그룹의 칼리프 약속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수니파의 보루이자 성지인 알 아즈하르 모스크 측에서도 “칼리프의 지위는 폭력으로 재건할 수 없다. 국가를 점령하고 주민을 살육하는 것은 이슬람 국가가 아닌 테러리스트의 행위”라고 비난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ISIL과 함께 싸우거나 세력 다툼을 벌인 다른 과격파 조직, 심지어 알카에다계 종교 지도자들도 알 바그다디의 칼리프 선언을 거부하고 있다. 

   
신정 국가 아닌 정치적 독립 꿈꾸는 수니파

ISIL은 이슬람 국가를 꿈꾸고 있지만 이라크 내 여타 수니파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린다. 말리키 정부를 무너뜨린 이후 그들이 바라는 건 결국 쿠르드 지역 자치정부와 비슷한 ‘수니파 지역 정부’다. 이라크 수니파 유력 정당인 ‘이라크 이슬람당’의 간부는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니파 국가를 시아파인 말리키 정권이 지배하는 것도, 그리고 ISIL이 지배하는 것도 인정할 수 없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현지 수니파 시민이 경찰과 보안군이 돼 스스로 수니파 지역의 치안을 맡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리키 정부가 물러난다면 시아파와 권한을 나누는 정치 체제를 추구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그동안 아랍에서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오스만 제국을 인위적으로 분할한 열강에 반대하며 ‘영역 국가를 타파하자’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그 주장의 1차적인 실현을 지금 ISIL이 떠맡고 있다. 현재 상태만 본다면 이슬람 국가의 세력은 조금씩 확장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손쉬운 예측은 금물이다. 수니파 세력 내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경우 위기는 금세 찾아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슬람 전문 언론인 제이 엠 버거는 “모든 무슬림에게 복종을 요구한 이슬람 국가는 수니파 토착 세력과 갈등을 키울 수 있다. 토착 세력이 반발해 분열하면 이슬람 국가가 기존의 점령 지역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라크 북서부 주요 도시를 점령하며 전진하고 있는 ISIL의 보급선을 맡고 있는 세력들이 지역 토착 세력이기 때문이다.

출처: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2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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