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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쿠르드] IS 토벌 ‘일등공신’ 쿠르드, 美에 어떻게 이용당하고 토사구팽됐나

무슬림사랑 2019-10-09 (수) 09:47 7일전 169
쿠르드민병대 중심 시리아민주군, IS와의 전쟁에 1만1000만명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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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터키와의 접경지인 시리아 북부지역에서 자국군을 철수시킴으로써 터키 군의 쿠르드족을 겨냥한 폭격 작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한 반발이 심하자, 7일(현지시간)트위터를 통해 터키가 도를 넘는 행동을 하면 ‘터키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는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는 했다.

하지만 쿠르드족은 한때 전 세계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서 미국에 ‘총알받이’로 이용만 당하고 토사구팽 되는 분위기이다.

쿠르드가 여군을 포함해 수많은 군인의 생명을 바쳐 IS와의 전쟁을 사실상 이끌었던 이유는, 자신들에 대한 IS로부터의 위협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가없는 설움’을 이번에는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터키와 쿠르드 간의 오랜 갈등에 ‘불개입’ 입장을 취해 터키의 쿠르드 토벌이 현실화된다면, 일찍이 1차세계대전 직후 서방국가들의 ‘자치국가 설립’ 약속을 믿었던 쿠르드족으로선 또다시 쓰디쓴 배신을 당하게 된 것이다. 쿠르드에게 앞으로 남은 선택은 ‘과격 투쟁’ 밖에 없을 수도 있다.


쿠르드족을 가리키는 명칭 중 하나는 ‘중동의 집시’다. 세계 최대의 유랑민족으로 알려진 쿠르드족은 터키,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 중동지역과 인근 아르메니아에 집단적 난민촌을 형성해 생활하고 있다. 쿠르드족의 총 인구는 3000만~380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중 절반가량인 1500만여명이 터키에 거주하고 있다. 이라크에는 500만~600만명이, 이란에는 80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온건 수니파로 분류된다.
 
쿠르드족은 역사상 한번도 독립국가를 가져본 적이 없는 탓에 각국 정부로부터 끊임없는 탄압과 박해를 받으면서도 분리독립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쿠르드족은 수천년 전부터 이들 지역에 거주해온 것으로 추정되며,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20년에는 쿠르드족의 자치정부 설립 등의 내용이 담긴 세브르 조약이 체결되기도 했지만 3년 뒤 터키와 유럽 강대국들이 이를 뒤집는 로잔 조약에 합의하는 배신을 겪어야 했다.

쿠르드족은 개별 국가에서 소수민족으로 살면서도 강력한 민족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 국가에서 쿠르드족이 위기에 처하면 공조하는 등 남다른 결집력을 보여주고 있다. IS가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쿠르드자치정부(KRG) 관할 지역을 위협하자 곧바로 지원 의사를 밝힌 사람들 역시 시리아와 터키 등지의 쿠르드 세력이었다.
 
쿠르드족이 주변 여러 국가들에 흩어져 세력화되다 보니 해당국은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쿠르드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터키이다.

터키의 쿠르드족은 오래전부터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유혈테러를 자행해왔다. 특히 터키 쿠르드족이 결성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은 창설 이후 지난 30여년간 반정부 무장항쟁을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4만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인구의 10∼15%정도를 차지하며 내전으로 치안이 불안해진 틈을 타 일부 지역에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시리아 내 대표적인 쿠르드세력은 민주동맹당(PYD)으로 내전 발발 이후인 2012년 중반부터 쿠르드족 주민이 다수인 북부에서 자체적으로 행정과 사법, 치안 등의 조직을 구성해 실질적인 자치를 실현해왔으며 2014년초 일부 도시에서 자치정부 설립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란 서북부 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쿠르드족도 끊임없이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며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정부요인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해왔다.

하지만, IS가 등장하면서 시리아 쿠르드는 미국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시리아민주군(SDF)의 주축이 됐다. SDF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중심으로 한 반군연합으로, 2015년부터 미군의 지원을 받아왔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을 승인하지 않아 미군은 공습 위주의 작전을 펴는 가운데, YPG는 시리아 온건 반군과 함께 미군의 지상군 대리자 같은 역할을 해왔다. 미국이 YPG를 내세워 SDF를 구성했다는 지적도 많다.

애슈턴 카터 당시 미 국방장관은 SDF 내 YPG를 “IS와 맞서 싸우는 지상전에서 최상의 (미군)파트너”로 격찬하기도 했다. 미군 이외에 프랑스와 독일 군도 SDF를 지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윗에서 IS를 ’100% 격퇴‘한 것이 미군의 힘 덕분이었던 것처럼 주장했지만, 엄밀히 말해 이는 진실이 아니다. 쿠르드의 엄청난 희생이 없었다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수개월에 걸친 격렬한 전투 끝에 지난 2017년 10월 IS의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를 해방시킨 주역도 바로 SDF였다. 물론 미국 등 서방 각국의 무기 및 작전 지원이 없었다면 SDF도 선전하기는 힘들었다.

쿠르드가 IS와의 전쟁에 바친 목숨이 몇명이나 되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조지프 보텔 전 미군 중부사령관은 7일 밀리터리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SDF는 탁월한 파트너이다. IS에 맞서 싸우며 거의 1만1000명의 희생을 감내했다. 우리는 그들이 없었다면 시리아에서 IS와 싸우는데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는 또다시 터키이다. 터키는 YPG가 유프라테스 강을 넘지 않는다는 조건을 걸어 미군의 쿠르드 민병대 활용을 묵인해왔지만, 지속적으로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남부 국경을 넘어 시리아 북부에서 독자 군사작전을 감행하기도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유럽이 나를 독재자로 부르던 말던 상관하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나를 어떻게 부르냐이다.유럽은 PKK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해놓고도, 테러를 교사하고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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